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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5——————== “끼이~ 호!”
“으라라라!”
“우아~합!”
초원의 전사들은 제각기 평생 익혀온 기술들을 자랑하며 가파른 산을 올랐다.
그리고 그 중 절반 정도는 정상을 눈 앞에 두고 말과 함께 산 아래로 굴러 떨어져 버렸다.
“푸하하하! 멍청한 놈들이 아주 시원하게 굴러떨어지는 구나!”
정상에 오르는데 성공한 초원의 사내들은 쿵쿵 소리를 내며 굴러 내려가는 동료들의 모습에 조금도 안타까워 하지 않고, 오히려 조소만 보낼 뿐이었다.
“그 꼬라지로 무슨 말을 탄다는 거냐? 오늘 이 산을 정복하지 못한 놈들은 전부 집으로 돌아가 버려라~”
물론 평범한 신체를 가진 사람이 아니니 산에서 구르는 정도로 죽기는 커녕 어지간하면 부상을 당할 리도 없다는 사실을 잘 알고 있기에 하는 말들이었다.
아니. 사실 그렇게 굴러 떨어지다 재수 없게 바위에 머리를 박고 죽어버린다 해도, 파워볼게임사이트 그들은 지금과 똑 같이 비웃고 있을 터이다.
초원의 사내들에게 가장 수치스러운 일은 싸움에서 지는 것이 아니라 말에서 굴러 떨어지는 일이다.
비록 말을 타고 산악을 달리는 일이 그들에겐 처음 있는 일이고, 성공한 자들이 그렇지 못한 자들보다 적지만, 그렇기 때문에 더더욱 초원의 사내들은 신이 나 있었다.
이걸로 말을 다루는데 누가 더 우위에 있는지 겨룰 방법이 생겼기 때문이다.
“가자!”
정상에 오른 사내들은 누가 먼저라고 할 것도 없이 소리를 지르며 반대 방향으로 말을 달리기 시작했다.
두두두두!
수백, 수천 마리의 말들이 무서운 속도로 산을 질주해 내려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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워낙에 산을 오르는 일보다 빠르게 내려가는 일이 더 위험하고 어려운 일이지만, 초원의 파워볼실시간 사내들을 태운 말들은 거침이 없었다.
이미 한 번 산을 올라오며 그사이에 경험을 쌓은 모양인지 발을 잘못 디뎌 구르는 말도, 또 말에서 낙마해 버리는 사내도 그리 많지는 않았다.
능선을 타고 내리 달리던 말들은 정말로 눈 깜짝할 사이에 평지에 닿았다.
그리고 그 순간부터 학살이 시작되었다.
당장 어찌할 줄 모르고 서성이고 있어야만 하던 전위의 병사들이 그 날벼락의 희생자가 되었다.
평범한 병사들이 흉폭하기 짝이 없는 초원의 사내들을 상대하는 것은 애시당초 무리였다.
지구에서의 전쟁도 그러할 터이지만, 잘 훈련되고 제대로 된 무장을 갖춘 부대는 마찬가지로 잘 훈련되고 마땅한 무기를 든 정병들이 맞서야 한다.
특히 보병들은 기병들의 절대 상대가 될 수 없다.
더군다나 일반인과 헌터들의 육체의 차이가 하늘과 땅 차이인 이곳에서는 더더욱 그러하다.
초원의 사내들이 말을 달리며 칼을 휘두를 때마다 킬키스 병사들의 머리가 하늘로 날아올랐다.
아직 킬키스의 정예병들이 모두 전멸한 것은 아니다.
첫 격돌에서 네메아 군과 부딪쳤던 방패병들은 킬키스 군의 정예 병사들 중 일부에 불과하다.
또한 킬키스가 자랑하는 기마병단은 아직도 수만 명이나 남아있다.
만일 그들이 적당한 지휘에 따라 나섰다면, 아무리 대단한 초원의 사내들이라 해도, 지금처럼 일방적인 학살을 벌이고 있지는 못할 것이다.
초원의 사내들이 우왕좌왕하는 킬키스 군을 휘젖는 사이, 점점 더 많은 네메아 병사들이 협로로 진입했다.
그들은 여유있게 뿔뿔히 흩어져 갈 곳을 찾지 못하는 킬키스 병사들을 처리하며 앞으로 나아갔다.
“저 쪽에 분위기가 이상하군요. 아무래도 정신을 차린 자들이 조금 있는 것 같습니다.”
김규현이 손을 뻗어 킬키스 군 진지의 한 곳을 가리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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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연 그 곳에는 몇몇 화려한 복장을 입은 자들이 모여 무언가 심각한 표정으로 실시간파워볼 대화를 나누고 있었다.
“복장 때문에 찾아내기가 쉽군요.”
누가 봐도 일반 병사들과는 완연하게 다른 복장은 그들이 평민이 아니라 귀족 출신이라는 것을 강조하고 있었다.
딱히 킬키스만 그런 것이 아니라, 이 세계의 대부분의 국가들은 아주 굳건한 신분제를 유지하고 있었고, 장교는 대개 상위 계층 출신만이 선택할 수 있는 직업이기에 당연히 장교들의 신분을 드러내어 사병들로 하여금 경외감을 갖을 수 있게 하기 위해서라도 화려한 복식을 채택하고 있었다.
그에 비해 우리 뉴트론돌 방위군의 복식은 사병과 부사관, 장교, 그리고 장성까지 대동소이한 복장으로 통일하고 단순히 계급장으로만 구별을 할 수 있게했다.
그건 뉴트론돌 시민들 사이에는 그 어떤 신분의 차이가 없다는 것을 의미하기도 했고, 동시에 지금처럼 장교들이 적들에게 쉽사리 노출되는 것을 막기 위해서이기도 하다.
난 김규현과 함께 그가 가리킨 곳을 주의 깊게 지켜보았다.
혹시라도 그자들이 킬키스 군을 추스린다면 기껏 지금까지 해 놓은 공작들이 수포로 돌아갈 수도 있다.
혹은 지금 협로로 진입한 초원의 용병들과 네메아 정예 병사들이 오히려 심각한 사태에 처할 수도 있는 것이다.
한동안 그들은 주변을 연신 둘러보며 사태를 파악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었다.
그런 그자들 주변으로 점점 더 많은 장교들이 모여들고 있었다.
어느새 그들은 열댓 명 규모로까지 커졌다.
만일 그들이 생각한 것 처럼 킬키스 군에 살아남은 고위 장교라면 저들로 킬키스 군을 추스려 반격에 나설 수 있을 것이다.
그들 중 두 사람은 특히나 눈에 띄는 붉고 푸른 복장을 하고 무리의 중간에 서서 가장 많이 입을 열고 있었다.
아마도 그들이 저들 중 지위가 높은 자들일 것이다.
그들은 각기 서로 다른 두 방향을 가르키며 온몸으로 자신들의 주장을 표현하고 있었다.
바로 네메아 군이 킬키스 군을 도륙하고 있는 방향과, 킬키스 군이 이곳으로 걸어들어왔던 방향이다.
아마도 한 명은 후퇴를 해야 한다는 말인듯 했고, 다른 한 명은 병사들을 추스려 네메아 군과 맞서 싸워야 한다는 말 같았다.
그런데 그 두 사내가 서로 비슷한 지위의 장교들이어서일까? 혹은 거친 사내들이 모여 있는 자리여서일까?
두 사람의 논쟁은 어느덧 서로 주먹을 들어 상대방을 위협하는 지경에 까지 이르르고 있었다.
그러길 몇 분 쯤. 한 사내가 허리에 찬 칼집에서 칼을 빼 들었다. 그리고 상대의 가슴 어림에 가져대고 무언가 협박을 하는 듯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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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자 상대는 얼굴을 굳히고 뭔가 한 마디 하더니 몸을 돌려 버린다.
아무래도 그들의 논쟁이 끝난 듯 하다.
비록 신사다운 논쟁은 아니었지만, 지금같이 급박한 상황이라면 저렇게 무력으로 파워볼사이트 상대를 누르고 자신의 의견을 관철 시키려는 것은 어찌보면 현명한 판단일 지도 모른다.
그건 그렇고 이대로 둘 수는 없었다.
논쟁의 승리자는 손가락으로 전투가 일어나고 있는 방향을 가르키던 자였다. 아마도 네메아 군과 싸우자고 주장하던 것이었을 테지.
난 고개를 돌려 김규현을 보았다.
“제가 한 번 해 보겠습니다.”
그도 나와 같은 판단을 하고 있었던지 창고에서 저격 소총을 꺼내며 말했다.
조금 전 큰 공을 세운 장유철 중사가 아직 첫 살인의 충격에서 회복하지 못했을 것이라 생각했기 때문이리라.
“뭡니까? 또 누굴 보내야 하는 겁니까?”
장유철이 사령관의 행동을 보고 입을 열었다.
이미 충격으로부터 완전히 회복된 모양이다.
“제가 하겠습니다.”
마치 사령관의 실력으로는 어림도 없다는 듯 잘라서 말하고는 김규현에게 목표를 묻고는, 그가 가리키는 방향으로 조준을 했다.
틱! 장유철이 총을 손에 잡고, 목표를 조준하고, 바람의 흐름을 관찰하고, 방아쇠를 당기기 까지 겨우 1분도 걸리지 않았다.
쾅!
목표물에 맞은 탄환이 폭발하는 소리가 들려온 것은 그로부터 몇 초 뒤의 일이었다.
“다음은 저기.”
뒤를 이어 김규현이 장유철에게 다음 목표물을 주문했다.
이번에도 킬키스 군을 추스리려는 듯 심각하게 고민하고 있던 한 장교를 향해서였다.
쾅!
쾅!
대략 1분에 한 번 꼴로 장유철의 손가락이 방아쇠를 당겼고, 킬키스 군 여기 저기에서 폭발음이 피어올랐다.
나중에는 더 이상 김규현이 지적해줄 타겟이 없어졌고, 장유철은 그때부터 적당히 화려한 복장의 장교들을 노리고 발사하기 시작했다.

“장교들의 복장 덕분에 일이 파워볼게임 쉬워지는 군요.
우리 군도 주의를 해야 할 것 같습니다.”
이제 킬키스 군은 아까 보다 훨씬 더한 혼란에 빠져 있었다.
여기 저기 폭발음이 들려오고 있었기 때문에, 모두들 공포를 느껴야했었다.
전투가 벌어지는 곳과 폭발이 일어나는 곳은 전혀 다른 방향이기에 그들은 모두 무언가 끔찍한 일이 벌어지고 있다는 사실을 느끼고 있었다.
그때 난 하늘 위의 날것 몇 마리가 우리가 있는 방향으로 날아오는 것을 느꼈다.
아마도 정신을 차린 몇몇 정찰병들이 퍼밀리어를 날려 우리를 찾고 있는 것이리라.
가볍게 마법을 날려 그 새들을 얼려 바닥으로 떨어트려 버렸다.
애초에 해레이스에게 우리가 올라서 있는 산의 봉우리 방향으로는 네메아 군의 정찰 퍼밀리어들을 보내지 말라고 해두었으니 저 날것들이 우리 편일리는 없었다.
그렇게 작은 위협마저 제거해 버리고 나니 더이상 거칠 것이 없었다.
네메아 군은 차근 차근 투지를 잃어버린 킬키스 군을 압박해 밀어버리고 있었다.
킬키스 군은 갈팡질팡 어디로 움직여야 할 지 모르고 마구 뛰어다니다가 자신들끼리 엉켜버리기 일쑤였다.
다시 한 시간이나 지났을 무렵 킬키스 가장 후미에서 후퇴의 움직임이 시작되었다.
정상적인 상황이라면 벌써 두 시간은 전에 시작되었어야 할 퇴각이었다.

벌써 수만, 혹은 십만에 가까운 킬키스 군이 비참한 최후를 맞은 뒤였다.
네메아 군과 초원의 사내들은 무기를 내던지고 두 손을 들어 목숨을 구걸하는 킬키스 병사들에게도 자비를 보이지 않았다.
지금 상황에 포로를 잡느라 시간을 허비하기는 아깝다는 판단이었을 것이다.
천천히 킬키스의 후미에서부터 퇴각이 시작되었고, 여전히 네메아 군에게 학살당하고 있던 전위까지 그 움직임이 번져 나갈 때까지는 다시 한참의 시간이 소요되었다.
그들이 들어선 그리 넓지 않은 협로 때문에 전위와 후위 사이의 거리가 십 킬로미터도 넘었고, 또 이미 장교들 사이의 연락망도 망가져 버린 탓이다.
그리고 그 짧지 않은 시간 동안 킬키스 군의 아까운 젊은이들이 생명을 잃고 있었다.
싸움이 시작 되고 무려 다섯 시간이 되었을 무렵, 킬키스의 모든 병사들은 정신없이 처음 자신들이 들어왔던 그 길로 도망치고 있었다.
그나마 아무런 피해를 입지 않아 혼란이 덜한 킬키스 군의 후미의 장교들은 자신들이 빨리 움직여야 전위의 병사들도 무사할 수 있다는 것을 알기에 휘하 병사들을 독려해 최대한 빨리 퇴각하도록 지시하고 있었다.
그러나 한 시간 동안의 도망길 끝에 그들이 마주친 것은 지금까지보다 훨씬 더 끔찍한 사신들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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