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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22——————== 쾅! 쾅! 쾅! 쾅! 쾅! 쾅!
어느새 백여 마리까지 늘어난 50미터가 훌쩍 넘는 소머리들이 도끼를 휘둘러 장막을 두들기고 있었다.
어이 없을 정도로 무식한 방법이지만, 효과는 충분한 듯 하다.
어느정도 시간이 지나자 어쩐지 도시를 둘러싼 장막이 조금은 옅어진 느낌이 든다.
하지만 여전히 신성 도시를 지키는 그 거대한 손은 다시 나타나지 않았다.
정말로 일회용 이었던 걸까?
쾅! 쩡! 파지직!
마침내 신성 도시를 둘러싼 세이프파워볼 장막이 부서졌다.
그리고 수를 헤아릴 수 없는 괴물 소대가리들이 무서운 속도로 도시 안으로 밀려들어갔다.
장막 안에서 기다리던 수백 마리의 천사들이 칼을 휘두르고 마법을 날리며 맞서 싸우기 시작했다.
펑! 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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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사들의 마법 공격에 적지 않은 소대가리들의 육신이 터져나갔다.
천사가 칼을 휘두를 때마다파워볼사이트 몇 마리의 소대가리가 두동강이 나 버렸다.
하지만 소대가리들의 수가 너무나 많았다.
백 마리의 소대가리를 잡는 사이 천 마리가 천사들을 지나쳐 도시 안으로 질주해 들어갔다.
그뿐이 아니다. 그 튼튼하던 마법 장막을 무너트린 거대한 소대가리 괴물들이 도끼를 휘두르며 천사들에게 달려들었다.
난장판이다.
그렇게 밖에는 표현할 길이 없다.
50미터를 넘어서는 괴물들이 온몸을 부딪쳐 싸우고 있었고, 3미터에서 20미터에 이르는 작은 소대가리 괴물들은 눈에 띄는 것은 모두 부숴버리면서 도시안을 폐허로 만들고 있었다.
도시 상공의 붉은 기운은 끊임없이 붉은 비를 떨어트렸고, 붉은 빗방울은 바닥에 떨어지자마자 거대한 화염을 만들었다.

“이래도 안 나올 테냐?”
괴물 드래곤 진의 목소리가 파워볼게임사이트 울려퍼졌다.
놈은 어디있는 걸까? 저 붉은 기운이 놈의 몸인 걸까? 아니면 놈의 진짜 본체는 어디에 숨어 있는 건가?
아무것도 확신할 수 없었다.

내 칼.
갑자기 알렉산드로스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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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갑옷하고 칼.
무슨 의미인지 바로 이해가 되었다.
그 와중에도 알렉산드로스는 자신의 보물들을 빼앗길까 걱정하고 있었다.
바로 알렉산드로스의 곁으로 이동했다.
도시를 불태우고 있는 뜨거운 화염 속에서도 알렉산드로스의 보물들은 전혀 회손되지 않고 있었다.
사람의 반 정도 되는 검은 돌멩이와 알렉산드로스가 입었던 갑옷, 그리고 칼을 부지런히 모아 마법 창고에 집어넣고 다시 대마법사의 곁으로 돌아왔다.
노인은 어딘가 갔다 돌아온 날 한 번 흘깃 보고는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그의 시선은 계속해서 무너져가는 신성 도시를 향해 있다. 이제 도시는 온통 화염으로 뒤덮여버렸다.
신성 도시를 지키는 천사들은 벌써 셀 수 없이 많은 소대가리들을 베어버렸다.
하지만 거대한 소대가리들도 만만치는 않아, 불타는 도끼에 맞아 바닥에 쓰러진 천사들도 적지 않았다.
이대로라면 신성 도시의 멸망은 멀지 않아보인다.
얼마의 시간이 지나고, 남아 있는 파워볼실시간 천사들의 수는 절반에도 미치지 않았다.
크기가 작은 소대가리들은 신성 도시의 건물들을 거의 대부분 해체해 버렸고, 거대한 소머리 괴물들은 이제 천사들보다 수적으로 우세하다.
“이제 끝이다.”
그리고 또다시 그 목소리가 들려왔다.
괴물 드래곤 진은 자신의 승리를 선포했다.
그 순간이다. 다시 시간이 멈추어 버린 것은.
하늘에서 떨어지던 붉은 빗방울들이 멈추었고, 서로를 향해 무기를 휘두르던 소머리 괴물과 천사가 움직임을 멈추었다.
이미 한 번 해본 경험이기 때문에, 또 어느 정도는 예상했었기에 그리 놀라지는 않았다.
난 멈추어진 시간 속에서 눈동자를 굴려보려 애를 써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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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다른 누군가에 의해 시간의 흐름이 한없이 늦춰지고, 나는 그걸 자각할 수 있는 기회는 흔한 일이 아니다. 신성 도시를 지키는 저 알 수 없는 힘의 근원과 맞서 싸우게 될 상황을 염두에 두어야 한다.
물론 지금으로서는 상대도 되지 않는다.
이렇게 시간의 흐름이 늦춰진 것을 실시간파워볼 자각한다해도, 내가 할 수 있는 것은 겨우 상대의 공격이 내게 다가오는 것을 지켜보는 것 뿐이다.
무언가 대안이 필요했다.
이 상태에서도 움직이고, 마력을 행사하고, 적의 공격을 피해 카운터를 먹일 수 있는 방법을 마련해야 한다.
지금 상태에서 난 자유롭게 움직일 수 있을까?
어쩌면 가능 할지도 모른다.
모두들 인식도 할 수 없는 시간 속에, 난 이렇게 의식하고 있고, 관찰하고 있다.
그러니 움직이는 것도 가능할 것이다.
아니면 하다 못해 마법을 쓰는 것이라도 해 봐야 했다.
억지로 눈동자에 힘을 주면서 손가락 끝을 움직이려 해보고, 동시에 마력을 돌려본다.
먼저 반응이 오는 것은 마력이다. 내 주위의 마력들이 느껴진다.
이 세상은 크던 작던 어디나 마력으로 가득하고, 마법사들은 그런 마력을 동력으로 자신의 의지를 세상에 관철한다.
평상시라면 그다지 신경을 쓰고 있지 않지만, 마력을 느끼려하면, 언제라도 마법사들은 주변의 마력과 친분을 나눌 수 있다.
그렇지 않다면 어떻게 마력을 받아들여 마법을 사용할 수 있겠는가?
우선 내 것부터 확인해 보기로 한다.
내 몸 안 가득한, 항상 활화산 끓어오르며 언제라도 터질 기회만 노리고 있는 무궁한 양의 마력은 늘 그렇듯 내 의지에 순응해준다.
이번엔 외부의 것이다.
피부를 통해 산들바람처럼 몸에 부딪치는 마력의 흐름이 느껴진다.
확실히 멈춰진 시간 속에서도 난 마력을 자연스럽게 느낄 수 있다.
물론 내가 원하는 것은 이정도가 아니다.
이건 눈으로 무언 가를 보는 것처럼 그저 당연한 일종의 감각과 비슷하다.
정말로 필요한 것은 이 마력을 움직이는 것. 그리고 그 마력을 사용해 마법을 발현하는 것이다.
휘리릭! 천천히 날 스쳐가던 마력이 내 의지를 받아들여 빠르게 움직이기 시작했다.
내 몸을 중심으로 소용돌이 치듯 감싸돌고 있다. 마력을 움직이는 것은 가능하다. 몸안의 내 자신의 마력도, 외부의 마력도, 모두 내 뜻을 따라준다.
하지만 여전히 내 몸은 주인의 의지에 항거하고 있다. 눈동자는 아까부터 같은 곳만을 보고 있을 뿐이고, 손가락은 1mm도 움직이지 않았다.
뭐 이렇게 될 걸 알았으니 실망하지는 않는다.
몸을 움직이는 것이 불가능하다해도 마법을 사용하면 공격을 피할 수는 있을 것이다.
다음 순간 난 신성 도시의 한 가운데, 조금 전 알렉산드로스가 있던 그 자리에 와 있었다.
역시 마법은 쓸 수 있다. 저 신성 도시를 지키는 괴상한 힘의 소유주와 싸우게 된다면, 최악의 경우 몸을 뺄 수는 있을 것이다.
그런데 놈은 무슨 짓을 하려는 걸까?
고개를 들어보려 노력한다. 물론 눈꼽만큼도 움직이지 않는다.
난 다시 대마법사의 곁으로 돌아왔다. 신성 도시에서 수십 킬로미터나 떨어진 곳이라, 지금 벌어지는 상황이 한 눈에 들어온다.
대마법사가 가장 적당한 위치를 잡아 놓은 덕분이다.
아직 아무일도 벌어지지 않았다. 그저 시간이 멈추어 있을 뿐이다.
난 다시 내 일에 열중한다.
마법을 사용할 수 있다는 것은 알았지만, 그것만으로는 부족하다. 가능하면 몸도 움직일 수 있으면 한다.

움직여!
난 내 몸에게 명령을 내렸다. 지금까지와는 달리 마력을 동반한 명령이다.
마법사들은 누구나 몸안에 마력을 지니고 있다.
마력을 느끼고 몸안에 마력을 쌓는 것이 마법사가 되는 첫걸음이다.
그런데 그 마력은 어디까지나 마법을 사용하기 위한 것이다.
결코 어떤 물리력을 행사하기 위한 것은 아니다.
지금까지 수많은 마법사들을 만나보았고, 또 적지 않은 마법 서적들을 읽어보았지만, 마법이라는 수단을 통하지 않고 순수하게 마력을 사용해 물리적인 힘을 행사하는 방법에 대해서는 들어본 적이 없다.
마력이 물리적인 힘을 갖지 않기 때문은 아니다.
마력은 전기나 중력 같은 물리적인 힘을 지닌 일종의 에너지이다.
하지만 그런 에너지를 그대로 물리력으로 바꾸는 것은 아무런 의미도 없기 때문이다.
아마 가능하기는 하겠지만, 엄청난 낭비가 있을 것이다.
전기를 사용해 어떤 물체를 움직이게 만들려면, 모터 같은 장치를 이용해야지, 순수한 전류를 흘려보내는 일이 없는 것과 마찬가지이다. 그리고 전기를 이용한 다양한 장치와 같은 것이 바로 마법사들이 사용하는 마법이다.
그렇기 때문에 나도 한 번도 마력 그 자체로 사용해 볼 생각은 하지 않았다.
하지만 뭐 어떤가? 안 될 것은 없지 않은가?
더군다나 내겐 다른 마법사들과 비교할 수도 없는 엄청난 양의 마력이 있다.
약간의 낭비는 충분히 감수할 수 있다.
아마 이 멈춰진 시간 속에 내가 의식을 유지할 수 있는 것은 내 몸 안의 그 무식한 마력 때문이리라.
조금전 마법을 사용해 도시 안으로 들어갔다 나올 수 있던 것은 그런 가정을 뒷바침하는 증거이다.
그러니 이 멈춰진 세계에서 내 몸을 움직일 수 있는 방법이 있다면 아마도 마력을 사용한 것일 터이다.
물론 확신 따위는 없다.
그저 가정을 하고 시도에 옮겨 보려는 것 뿐이다.
성공한다면 난 저 알 수 없는 상대에 대해 비장의 무기를 하나 마련할 수 있는 것이고, 만일 실패한다면 또 다른 방법을 찾아볼 수 밖에. 억지로 마력으로 내 손을 감싸서 자극을 주었다.
찌릿한 감각이 느껴진다.
하지만 손가락은 여전히 요지부동이다.

움직여!
다시 명령을 내린다.
찌릿! 찌릿!
바늘로 콕콕 찌르는 기분이 든다.
점차 사용하는 마력의 양을 늘려가자 손가락이 느끼는 감각은 점차 고통으로 바뀌어갔다.

윽!
비명이 튀어나올 것 같았다.
하지만 소리를 내야하는 기관들도 함께 멈춰있으니 내 비명 소리는 오직 머리속에서만 울릴 뿐이다.
하지만 고통은 익숙하다. 노예 생활 10년이면 어지간한 고통은 다 맛보았단 말이다.
까딱!
그리고 마침내, 손가락이 부러질 것 같은 고통 속에 손가락 하나가 움직이기 시작했다.
거의 5클래스 마법을 하나 정도 발현할 수 있는 정도의 마력을 사용하고 나서야, 난 간신히 오른손을 주먹쥘 수 있었다. 어지간한 건물 하나를 깨끗하게 날려버릴 마력이 소모되었으니 정말 끔찍할정도로 비효율적인 움직임이다.
하지만 세상 모든 만물이 움직임을 멈추고 있는 지금 이 순간 조금이라도 움직임이 가능하다는 것은 내게 큰 도움이 될 것이다.
주먹이 으스러지는 것 같다.
하지만 멈출 수는 없다. 간신히 얻어낸 실마리를 이대로 날려버릴 수는 없다.
계속해서 난 마력을 손에서 팔로 확장시켰다.
좀 더 움직여. 이제는 오른팔 전체가 고통을 호소한다.
피부가 근육이 뼈가 제각기 비명을 지른다.
상관 없다. 마법사들은 어지간한 상처 쯤은 전부 회복시킬 수 있는 능력이 있다.
뼈가 부러지고, 근육이 끊어져도 상관 없다는 생각으로 계속해서 마력을 움직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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