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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11화 나의 천재성에 반한 것이냐?
살인멸구(殺人滅口)!
엽현의 눈가가 순간 움찔했다.
‘눈치가 빠른 여자로군!’ 엽현은 아무 말 없이 독고훤을 데리고 돌아섰다. 대전 밖으로 향하던 엽현이 몇 걸음 가지 않아 문득 멈춰 섰다.
“마지막으로 묻지. 북무종은 정녕 전쟁을 원하는가?” “…….”
그 순간, 북무종 강자들의 표정이 딱딱하게 굳었다. 엽현의 말투가 상당히 거슬렸던 것이다.
하지만 엽현이 방자하게 굴면 굴수록 북무종 강자들은 어쩐지 더욱 움츠러들 뿐이었다. 엽현의 자신감 넘치는 행동 뒤엔 필시 그만한 배후가 있다고 생각할 수밖에 없었다.
결국 그들은 아무 대꾸도 하지 못한 채 유유히 떠나가는 엽현 일행을 그저 바라보기만 했다.
엽현이 사라진 후, 진북현 곁에 있던 노인이 암담한 표정으로 말했다.
“놈이 정말 미앙성역에서 보낸 놈이라 생각하는 것입니까?” “…미앙성역이든 아니든 그게 중요한 게 아니다.” 노인이 의아한 듯 바라보자, 진북현이 먼 곳으로 시선을 돌렸다.
“놈의 곁에 있던 요수를 보았겠지? 그 요수와 싸워 이길 자신이 있나?” “…….”
노인이 말없이 고개를 저었다.파워볼실시간
성경의 경지인 노인이었지만 본능적으로 요수의 상대가 될 수 없음을 느끼고 있던 것이다.
“그런 강력한 요수를 데리고 다니는 것으로 보면, 설령 미앙성궁은 아닐지라도 강력한 배후가 있는 것이 틀림없다. 그리고 방금 전의 검 말이다. 그 검이 장내에 나타난 것만으로도 우리 모두의 기세를 압도했다. 그것만 보더라도 검의 주인이 얼마나 강할지는 짐작이 가지 않는가?” “…….”
“종주의 죽음은 절대적으로 엽현과 관련이 있다. 그리고 종주를 흔적도 없이 제거해 버릴 만한 실력자는 과연…….” 진북현이 고개를 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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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찌 되었든 지금으로서는 우리는 그 보물을 가질 자격이 없어 보이는군. 이대로 강행했다간 우리도 독고가나 고가의 꼴이 날지도 모르지.” 잠시 침묵하던 노인이 깊은 탄식을 뱉어냈다.
“하지만 너무나도 아쉽습니다.” “아쉬워할 것 없다. 최소한 우리 북무종은 계속해서 존재할 테니. 아쉬워해야 할 것은 한순간에 사라져 버린 고가와 독고가의 만년 전승인 것을…….” 진북현의 시선이 먼 하늘을 향했다.
“우리는 당분간 이곳에서 다음 희생양이 누가 될 것인지 지켜보기만 하면 된다. 남무종… 성지… 어쩌면 미앙성궁이 될 수도 있겠지.” “저들 세력이 과연 놈에게 출수하겠습니까?” 노인의 대답에 진북현이 가볍게 웃음을 터트렸다.
“가만히 있기엔 그 유혹이 너무 큰 것이 문제다. 특히 성지와 미앙성역. 성지가 미앙성역을 넘어서기 위해선 반드시 큰 기연이 필요하다. 그들은 위험을 감수하고서라도 보물에 손을 뻗을 수밖에 없지. 미앙성역의 입장에서도 그들의 행동을 가만히 관망하고 있을 수는 없다. 어찌 되었든 조만간 천역에 큰바람이 불게 될 것이다.” * * *
북무종을 떠난 엽현은 곧장 무간연옥으로 돌아왔다. 이제 무간연옥은 천역에서의 그의 안식처가 되었다.
일부러 몸을 숨길 생각은 하지 않았다. 천역의 많은 세력들이 그를 주시하고 있는 이때 몸을 숨기는 것은 더 위험한 결과를 초래할 것이 분명하기 때문이다.
오히려 만천하에 자신을 드러내는 것이 어둠 속에서 기회를 엿보고 있는 자들 상대하기에 좋은 방법이었다.
지금은 무엇보다 몸의 회복이 중요했다.
엽현은 연옥 한구석에 앉아 곧장 회복에 들어갔다.
최근 며칠 동안 그가 입은 부상은 상상을 초월하는 것이었다. 언제 닥칠지 모르는 전투에 대비하기 위해선 한시라도 빨리 몸 상태를 회복해야 했다.
그렇게 이틀의 시간이 지났다. 엽현은 외상과 내상 대부분을 회복할 수 있었다.실시간파워볼
회복 후의 그의 경지는 여전히 기변경이었다.
몸을 추스른 엽현은 계옥탑을 한 번 살펴보았다. 계옥탑 안엔 얼마 전 탑의 힘으로 소멸시킨 고천 등의 납계 삼십여 개가 수북이 쌓여 있었다.
납계 살펴보자 놀랍게도 자원정 천오백만 개가량이 쏟아져 나왔다. 그가 원래 지니고 있던 것까지 합하면 자원정은 모두 삼천이백만 개 정도가 되었다.
그 외에도 엽현은 성계 보물 세 점을 획득했다. 각각 갑옷, 도끼, 그리고 곤(棍)이었다.
비록 성계 급 무기들이 대단한 것이긴 하지만 엽현의 눈에 차지는 않았다.
왜냐하면 그에겐 제신황혼과 진혼검이 있기 때문이었다.
지금으로써는 진혼검이 어떤 급의 보물인지 알 순 없었지만, 최소한 제신황혼 정도이거나, 그 이상일 가능성이 높았다.
아무튼 간자재가 관심을 보인 검이 보통 물건일리는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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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엽현이 가진 성계 급 장비는 제신황혼과 항상 허리에 차고 다니는 검집, 영선검, 그리고 암창검이다.
다만 이것들 중 쓸 만한 것은 역시 제신황혼과 진혼검뿐이었다.
그가 앞으로 상대해야 할 적들의 실력은 이전과는 크게 달랐다. 이 정도 보물이 아니고서는 도움이 되지 못했다.
한참 동안 뭔가를 생각하던 엽현이 독고훤을 향해 고개를 돌렸다.
“이곳 천역에서 무기를 살만한 곳이 있습니까?” “어떤 무기를 사려 하느냐?” “음… 우선 검 한 자루가 필요합니다. 그리고 엽령의 행방을 알아봐 줄 수 있는 자가 있는지 찾아보려 합니다.” 엽령은 여전히 행방불명 상태였다. 그러나 고가는 이미 멸망해 버렸으니, 어디 가서 물어볼 곳도 없다. 그는 자신을 도와 엽령을 수색해 줄 사람이 필요했다.
잠시 고민하던 독고훤이 말했다.
“미앙성.”실시간파워볼
“미앙성? 미앙성궁 말입니까?” 독고훤이 고개를 끄덕였다.
“미앙성은 천역은 물론, 미앙성역 전체를 통틀어서 가장 큰 성이다. 게다가 남역이나 북역, 심지어 요역(妖域) 같은 다른 성역에서도 찾아올 정도로 교역의 중심지라 할 수 있다.
이 때문에 미앙성은 원래 천역에 거주하고 있던 자들에 각지에서 몰려든 사람들까지 더해져 매우 번잡하고 번화하단다. 사람을 찾는데 도움을 얻거나 네가 말한 대로 검을 사고자 한다면 미앙성이 가장 적합할 것이다. 허나…….” 독고훤이 다소 걱정스런 눈으로 엽현을 응시했다.
“탑을 지닌 채 그곳에 가는 것은…….” “괜찮습니다!”
엽현이 웃으며 대꾸했다.
“이길 것 같은 자들은 죽이면 되고, 그러지 못할 것 같으면 도망치면 그만입니다!” “…그래도 조심해야 한다.” 그렇게 엽현은 독고훤과 썩 내키지 않아 하는 제견을 데리고 미앙성으로 향했다.
미앙성은 꽤나 거리가 있었기에 그들은 성운함을 타기로 했다.
성운함에 탑승한 엽현은 곧장 계옥탑에 들어가 가부좌를 틀었다. 이내 그의 얼굴 앞에 진혼검이 떠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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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혼검을 얻은 지도 얼마의 시간이 지났지만, 아직 제대로 연구해 본 적은 없었다. 간자재의 말에 따르면 이 검이 무슨 법칙을 대표한다고 했었다.
‘그게 도대체 뭘까?’ 잠시 고민하던 엽현이 손을 뻗어 눈앞의 검을 움켜잡았다. 바로 이때, 엽현은 갑작스레 마음에 평안이 찾아오는 것을 느꼈다. 이런 느낌은 태어나서 처음 겪어보는 것이었다.
그와 동시에 낭랑한 여인의 음성이 엽현의 머릿속에 울려 퍼졌다.
[소주(小主), 저는 수많은 혼백과 혼정(魂晶)으로 빚어진 존재입니다. 저의 주인이 된 자는 마음이 진정되고 영혼이 맑아지는 효과를 볼 수 있습니다.] ‘음!?’
갑작스런 상황에 엽현이 당황해하며 물었다.
“너는 진혼검의 영(靈)인가?” [그렇습니다.]
“그렇다면… 너의 등급이 어떻게 되는지 알려줄 수 있나?” [주인, 성계 다음에는 선계(仙階)가 있습니다. 성계에서 선계로 들어가려면 무기 스스로가 큰 질적 변화를 겪어야 합니다. 인간이 무상지경에서 성경에 이를 때처럼 심경(心境)을 한 단계 끌어 올려야만 비로소 선계에 도달할 수 있습니다. 이 선계 다음이 바로 조화(造化)입니다. 이 조화 단계에 이르게 되면 천지조화의 능력을 탈취할 수 있습니다. 바로 제가 그런 것처럼 말입니다.] ‘조화(造化)?’


“계속 해보거라.”
엽현이 다급히 묻자 진혼검의 영이 대답했다.파워볼게임
[인간은 육신과 영혼으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양자는 서로 구분되긴 하지만 하나라도 부족해선 안 됩니다. 저의 능력은 바로 영혼을 진압, 분리, 그리고 흡수하는 것입니다. 앞으로 저를 사용하시면 적의 육신과 영혼을 보호하는 장비를 무시하고 공격할 수 있습니다. 물론 조화계 급 이상의 장비는 저로서도 어찌할 수 없습니다.
예를 들어, 탑에 있는 세 자루의 검은 저의 조화지능(造化之能)을 단숨에 부숴버릴 것입니다. 하지만 이 정도의 무기나 장비는 세상에 흔치 않으니, 특수한 경우를 제외하고는 어떠한 영혼도 제압할 수 있을 것입니다!] “영혼을 분리한다는 게 무슨 뜻이지?” 엽현이 다소 흥분된 목소리로 재차 질문했다.
[분혼(分魂)이란 말 그대로 육신에서 영혼을 떼어 놓는 것입니다. 백 장 내의 거리라면 언제든 저의 조화지능(造化之能)을 이용해 영혼을 분리할 수 있습니다.] 여기까지 들은 엽현은 순간 머릿속이 멍해졌다.
‘신기(神器)로구나! 바로 이런 물건을 두고 신기라 하는 것 아니겠는가!’ 엽현은 끓어오르는 마음을 억누르며 다시 질문했다.
“그렇다면 마지막으로 영혼을 흡수한다는 것은…….” [수혼(收魂)이란 먼저 상대방의 영혼을 굴복시킨 후, 저의 검체 안에 가두는 것을 뜻합니다. 이 영혼은 음혼(陰魂) 즉, 망령으로 재창조됩니다. 이 음혼은 전투력이 강하진 않지만, 어떤 공간이든 흔적을 남기지 않고 뚫고 지나갈 수 있습니다. 이를 이용하면 전 주인처럼 천만 마리의 음혼을 만들어 놓고 천하를 손바닥 보듯 굽어볼 수도 있습니다. 물론 이는 천도(天道)를 역행하는 것으로 그 대가를 치러야 할지도 모릅니다.] 엽현은 더 이상 얼굴에 만연한 흥분을 감추지 못했다.
진혼검을 얻은 것은 실로 대단한 수확이었다.

진혼검의 능력은 비단 다른 검에 비교할 바가 아니라, 성경 급의 무인 자체와 견주어도 훨씬 더 대단했던 것이다.
이때, 무언가 엽현의 머리를 스치고 지나갔다.엔트리파워볼
“그럼 제신황혼과 사직인도 너처럼 조화 급의 물건인가?” [아닙니다. 주인님의 갑옷은 선계 절정에 있습니다. 다만, 어떤 기연을 만난다면 곧장 조화 급에 이르는 것도 불가능한 것은 아닙니다. 또한 사직인은 본디 조화경이었으나 영이 소실된 상태입니다. 다시 영을 재건하지 못하는 이상은 영원히 선계에 머물러 있을 것입니다.] 엽현이 고개를 끄덕였다.
“그리고… 탑 꼭대기에 있는 세 자루 검은 어떤가? 그들은 어떤 경지의 물건들인가?” 이것은 엽현이 가장 궁금해하던 질문이었다. 뽑기만 해도 하늘색을 그 자리에서 바꿔버리는 검, 도대체 어떤 경지일까?
진혼검의 영이 쉽게 대답하지 못하다가 마침내 말문을 열었다.
[주인, 저 검들은 인식의 범위를 훌쩍 넘어선 존재들입니다. 죄송하지만 저로서는 알 도리가 없습니다.] “…….”
엽현이 잠시 침묵했다.
보아하니 탑의 검들은 자신이 생각한 것 이상으로 엄청난 존재인 것이 분명했다.
잠시 후, 엽현이 화제를 전환했다.
“그나저나 너는 왜 나를 주인으로 받아들인 것이냐? 나는 그때 널 거둬들일 마음이 없었는데 말이지.” […….]
“하하하! 부끄러워하지 말고 말 해 보거라! 나의 천재성에 반해 따라오게 되었노라고 왜 말을 못 하는 것이냐?” 이에 침묵하던 진혼검이 대답했다.
[저… 주인, 그게 아니라. 나는 그저 주인 몸에 있는 탑이 비범한 것을 보고 주인을 따르게 된 것입니다. 그 탑과 함께 한다면 경지를 획기적으로 끌어올릴 가능성이 있으니 말입니다… 결론적으로 말하자면 내 마음을 움직인 것은 주인 따위가 아닌 주인 몸에 있는 탑이었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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