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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3화 너희 모두가 죽었으면 한다 “멸망? 그러라고 하지 뭐. 너도 알다시피 세상에 영원한 건 없지 않느냐. 물론 나는 끝까지 이곳을 지키려 노력하겠지만, 그래도 안 된다면 그땐 어쩔 수 없다. 적어도 최선을 다했다는 것에 만족하는 수밖에.” 엽현이 가볍게 고개를 끄덕였다.
“음… 알겠소.”
이때 천도가 고개를 들어 엽현을 똑바로 바라보았다.
“네가 한 가지 알아 둬야 할 게 있다. 우리가 흔히 말하는 멸망은 많은 경우 정말로 사라지는 것이 아니라, 중생(重生)을 뜻하기도 한다. 예를 들어 네 육신이 지금과 같은 경지에 이르기까지 수없이 깨지고 갈라진 것처럼 말이다.” 천도는 문득 손을 들어 사방을 가리켰다.
“만약 이곳의 인간들이 모두 사라진다면, 오랜 시간이 지난 후 이 우주는 당초의 모습을 회복할 것이다. 심지어 이전보다 더 강해지겠지. 인간들이 멸망한다는 부분에서 잔인하다고 느낄 수도 있겠지만, 한번 잘 생각 해 보거라. 이 우주가 이렇게 흘러가다 중생이 아닌 진정한 멸망의 길로 접어든다면 그땐 어차피 인간들도 다 죽게 돼 있다. 네가 보기에 뭐가 더 옳은 판단이겠느냐?” “…내게 왜 이런 말을 하는 것이오?” 엽현이 묻자 천도가 웃으며 대답했다.
“네 생각을 바꾸거나 할 생각으로 하는 말이 아니다. 다만 네게 사실을 알려주는 것이다. 우리가 속해 있는 이 우주는 더 이상 인간들의 착취를 견딜 수 있을 정도로 강하지 못하다. 정확히 말해 언제 무너져도 이상할 게 없는 상태지.” “…….”
엽현은 잠시 침묵에 잠겼다.
인간 수호?
지금까지 그는 만약 능력이 닿는다면 오유겁으로부터 인간들을 구해내리라 마음먹고 있었다.
왜냐하면, 그는 인왕이기 때문이다.

다만 여기에는 파워볼사이트 치명적인 오류가 있다. 천도의 말대로 오유겁을 막아낸다고 하더라도 여전히 인간은 안전하지 않다는 것이다.
인간이 살아남는 것의 의미는 계속해서 이 우주의 영기가 착취당한다는 뜻이다.
즉, 최후에 가서는 결국 우주는 멸망하게 되는 것이다. 그때 가서 자신이 할 수 있는 것이 뭐가 있나?
결국, 유일한 방법은 인간이 바뀌는 것밖에 없다는 것이다.
하지만 변화라는 게 어디 쉬운 일이던가?
무인에게 수련을 중단하라는 말은 곧 죽으라는 말과 같다. 스스로가 생각해 봐도 지금까지 쌓아온 무도와 검도를 포기하는 것이 과연 가능한 것인가?
이건 불가능해!
이때 천도가 웃으며 말했다.
“너무 생각이 많을 필요는 없다. 모든 생령은 각자의 운명을 타고 나는 법. 모두가 각자의 인과대로 살아갈 것이니 너는 네 자신만 신경 쓰면 될 일이다.” “…….”
엽현은 가볍게 고개를 끄덕였다.
천도의 말대로 지금 신경 써야 할 것은 다른 이가 아니라 자기 자신이었다.
이윽고 두 사람은 어느 파워볼게임사이트 사막 한가운데에 이르렀다.
“대지도칙을 꺼내 보거라.” 천도의 말에 엽현이 대지도칙을 떠올렸다. 순간, 그의 미간 사이에 대지도칙이 모습을 드러냈다. 이때 천도가 손을 뻗자, 도칙이 그녀의 손안으로 딸려 들어갔다. 뒤이어 그녀가 대지도칙을 모래 더미 사이에 파묻자 사막 전체가 크게 요동치기 시작했다.
“자리에 앉거라.” 엽현은 고개를 끄덕이며 모래 위에 자리를 잡고 앉았다.
곧바로 천도가 손가락을 까딱이자, 사방에 존재하던 무궁무진한 대지지력이 일순 엽현을 향해 밀물처럼 몰려들었다.
이 광격을 본 엽현은 표정이 딱딱해졌다. 이렇게 거대한 대지지력을 보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기 때문이었다. 아니, 지금 그의 눈앞에 있는 힘은 평소 그가 사용하는 대지지력과는 어딘가 매우 달랐다.
이때 천도가 웃으며 말했다.

“이는 지심지력(地心之力)이다. 대지 깊숙한 곳에 존재하는 힘이지. 지금까지 너는 지표면 위에 존재하는 조그만 힘을 가져다 쓴 것에 불과했다.” 엽현이 무어라 질문을 던지려 할 때, 천도가 그의 말을 가로막았다.
“말하지 말고 힘을 파워볼실시간 흡수하는 데 정신을 집중해라. 이 힘은 네 몸을 강하게 해 줄 것이며, 앞으로 갑옷의 형태로 너를 보호할 것이다. 그 위력은 너의 태극순에 결코 뒤떨어지지 않을 것이다. 물론 지심지력을 온전히 흡수한다는 전제하에.” 이 말을 들은 엽현은 마음을 추스르며 천천히 눈을 감았다. 그리고는 자신에게 날아드는 지심지력을 천천히 몸 안으로 인도하기 시작했다.
이때 엽현은 자신의 육신이 지금처럼 강한 것이 참 다행이라고 생각했다. 만약 육신의 견고함이 모자랐다면 이 기운을 받아들이지 못했을 것이 분명했다.
그만큼 지심지력의 위력은 대단했던 것이다.
곧 그의 몸 안으로 많은 양의 지심지력이 쌓이게 되었다. 한 가지 다행인 점은 지심지력이 빙백이나 천화보다는 통제하기 수월하다는 것이었다.
바로 이때, 엽현을 지켜보던 천도가 문득 하늘을 쳐다보더니 순식간에 자리에서 사라졌다.
잠시 후. 실시간파워볼
성공 한복판에 도착한 천도. 이때 그녀 앞으로 한 줄기 백광이 날아들더니, 그 안에서 한 남자가 걸어 나왔다.
그는 바로 얼마 전 아라와 전투를 치렀던 무성(武聖)이었다.
천도 앞에 멈춰 선 무성은 고개를 숙여 아래쪽을 바라보았다. 이에 천도가 소매를 펄럭이자, 엽현의 머리 위로 하얀 벽이 쳐지면서 그가 무엇을 하는지 볼 수 없게 되었다.
천도는 눈살을 실시간파워볼 찌푸리며 자신을 응시하는 무성을 향해 빙그레 미소를 지어 보냈다.
“무슨 일로 온 거지?” “이번에는 엽현이 아니라 그대를 보러 왔소.” 무성의 말에 천도가 눈썹을 살짝 치켜세웠다.
“내게 무슨 볼일이?” 이때 무성이 포권을 취하며 가볍게 예를 차렸다.
“당시의 일은 우리의 불찰이었소. 부디 너른 마음으로 양해 바라오.” “하하, 됐다. 나도 너희에게 화나지 않았다.” “그거 다행이구려. 사실 부탁이 있어 찾아왔소.” “음? 뭘 부탁한단 말인가?” 무성이 진중한 표정으로 대답했다.
“대답하기 전에 한 가지 확실히 해 둘 것이 있소. 우리는 그대의 오유계에 그 어떠한 악의도 없소. 우리의 목적은 단지 엽현에게 있는 서옥뿐이오. 그 물건만 얻는다면 내 이름을 걸고 맹세하건데 다시는 오유계에 발을 들이지 않을 것이오.” “뭔가 착각하는 것 같은데, 나는 너희들이 서옥을 가져가지 못하도록 방해한 적이 없다. 내 말이 틀렸나?” 침묵하는 무성.
천도가 진지한 표정으로 말을 이어갔다.

“나는 정말로 너희가 무엇을 하든 신경 쓰지 않는다. 너희가 원하는 것이 서옥이든 엽현의 목숨이든 하고 싶은 대로 하거라.” “천도 낭자, 그대는 엽현과 우리가 양패구상하길 기다리는 것이오?” “뭐, 그것도 나쁘진 않겠지.” “…….”
천도가 웃으며 말을 이어갔다.
“다만, 내 생각에 너희가 화해하고 평화롭게 지내는 것이 더 보기 좋을 듯 싶다. 물론 가능하다면 말이지.” “그대가 정말로 우리 일에 관여하지 않을 수 있겠소?” 천도가 고개를 끄덕였다.
“너는 안심하고 네 사람들에게 전하거라. 나 천도는 너희와 엽현 사이에 무슨 일이 벌어지든 관여하지 않을 것이라고.” “…….”
“만약 믿지 못하겠다면, 지난번처럼 나를 어디에 감금해 두어도 상관없겠지.” “하하, 우리가 어찌 그럴 수 있겠소? 그럴 능력도 없고 말이오.” “훗, 능구렁이 같기는. 너희는 이미 소도와 아라를 견제할 방법을 만들어 놓았을 것이다. 그렇지 않느냐?” 무성이 고개를 끄덕였다.
“그대 말이 맞소. 이제 남은 것은 천도 그대 하나뿐이오.” “그렇다면 안심해도 된다. 나는 너희가 뭘 하든 엽현 편에 서지 않을 테니까.” “음… 고맙소. 그리 알고 돌아가리다.” 돌아서려던 무성이 뭔가 떠오른 듯 다시 자리에 멈춰 섰다.
“참, 그대는 혹시 그 소복의 여인의 실력이 어느 정도인지 알고 있소?” “물론!”
“그렇다면 알고 있는 것을 좀 알려 주면 감사하겠소.” 무성이 예를 차리며 묻자 천도가 웃으며 대답했다.
“사실 그 여자도 별 거 없다. 그녀의 경지는 겨우 파허경 절정, 지금 당장 나와 싸운다 해도 내게 승산이 절반쯤 있다고 봐야지. 물론 너희들이 그녀를 처치하려면 한 사람 한 사람씩 가서는 소용이 없고… 전 병력을 모아 포위 공격을 하면 어렵지 않게 쓰러뜨릴 수 있을 거다. 명심해라! 반드시 일제히 출수해야 한다는 것을!” 파허경 절정?
성공 중의 무성은 고개를 숙인 채 침묵했다.
그는 천도의 말이 다소 믿기지 않았다.
얼마 전 자신들의 초절정 검수 한 명이 이미 그녀에게 살해당하지 않았던가. 그것도 단 일검에!
그런 그녀가 겨우 파허경 절정이라고?
이때 천도가 웃으며 말했다.
“왜 그런 표정이지? 못 믿겠다는 건가?” “…….”
“후후, 역시 그런가 보군. 하지만 나는 이미 그녀와 겨뤄 본 적이 있다. 그러니 그녀에 대한 나의 평가는 상대적으로 정확한 것이다.” 이 말에 무성의 눈빛이 번뜩였다.
“그대… 정말로 그 여인과 싸워 봤단 말이오?” “물론!”
천도가 고개를 끄덕였다.
“그녀의 경지는 분명 파허경 끝자락에 걸쳐 있다. 다만 그녀가 그토록 강한 것은 그녀의 검도가 절정에 달했기 때문이지. 또 다른 원인을 찾자면… 너희는 그녀를 너무 얕보았다는 것이다. 그녀를 상대하면서 고작 한 명의 검수를 보냈다는 것만 봐도 충분히 알 수 있는 대목이지.” “전혀 그렇지 않소! 그녀와 마주한 사람은 불패아라와 비교해도 결코, 밀리지 않는 검성(劍聖)이었소. 하지만 결과는 참혹할 정도로 일방적인 패배였소! 만약 그녀가 정말로 파허경이라면 이 정도로 압도적이진 않았을 것이오!” “아직도 깨닫지 못하고 있군. 그가 왜 단칼에 패했는지 아는가?” “무엇 때문이었소?” 무성이 되묻자 천도가 웃으며 대답했다.
“그녀에게는 한 가지 비술이 있다. 바로 일정 시간 동안 경지를 귀원파계(歸元破界)까지 끌어 올리는 비술이지. 만약 그때 너희들이 일각 정도가 지나 또 다른 강자를 보냈더라면, 그땐 그녀 역시 속수무책으로 당할 수밖에 없었을 것이다. 왜냐하면, 이때가 바로 그녀의 힘이 가장 약해지는 순간이기 때문이지.” “…….”
“하하, 혹시 내가 거짓말을 하고 있는 것처럼 보이나?” “흠… 사실 우리는 그녀가 귀원파계를 넘어 이미 둔일에 도달했다고 의심하고 있소.” “헛소리!”
천도의 호통에 무성이 눈이 가늘어졌다.
“정말로 어리석기 짝이 없구나! 그녀가 어찌 둔일일 수 있단 말이냐? 내가 겨뤄 본 그녀는 결코 둔일의 실력이 아니었다. 생각 해 보거라. 만에 하나 그녀가 둔일이었더라면 너희가 아직 살아 있을 수 있었겠느냐? 그녀는 왜 자신의 심기를 건드린 너희를 진즉 쓸어버리지 않았을까? 그건 바로 그럴만한 실력이 없기 때문이다! 아직도 모르겠느냐?” “…….”
천도는 대답 없는 무성을 보며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었다.
“지금까지 너희는 여러 차례 실수를 범했다. 가장 먼저 나의 발을 묶으려 하면서 겨우 상사 정도 되는 무인 하나와 쓰레기 같은 진법을 보낸 것. 두 번째로 엽현을 상대하면서 역시 어중간한 강자들을 보내서 괜히 그의 실력만 더 키워 준 것. 그리고 이번에는 그 소복의 여인에 대해 제대로 파악하지 못하는 우를 범했다.
내 다시 한번 조언하는데, 만약 그녀를 제거하려거든 반드시 가장 강한 자들을 모아 단숨에 포위 공격을 해야 한다. 그녀가 비술을 사용할 틈도 없도록 말이지. 그렇지 않으면 어찌어찌 엽현을 죽인다고 하더라도 너희는 그 여인의 복수를 마주하게 될 것이다.” “흠…….”
심각한 얼굴로 고민에 빠진 무성.
이를 보자 천도가 피식 웃었다.
“이제 알겠다. 왜 너희가 육유계에서 밀려났는지를.” 순간 무성이 날카로운 눈으로 천도를 노려보았다.
“천도, 말을 삼가시오.” “하하하! 내가 못할 말이라도 했더냐? 지금 너의 우유부단한 꼴을 보거라. 중요한 일을 처리함에 있어 신속하고 과감해야 하거늘 이건 뜨거운 것도 아니고 찬 것도 아닌 그저 맹탕이지 않느냐?” “……”
“좋다! 내 너를 불쌍히 여겨 한 가지 정보를 알려 주마. 만약 그녀를 제거하고자 한다면 지금이 가장 적절하다. 내가 알기로 그녀는 이제 막 귀원파계로 돌파하기 직전, 즉, 가장 약한 시기라는 것이다. 너희가 만약 이 기회를 놓친다면 더 이상의 기회는 없을 것이다. 그러니 내가 말한 대로 모든 강자를 출동시켜 단숨에 처치하는 수밖에 없다!” “그대는 꼭 그녀가 죽길 바라는 것 같소?” 무성의 말에 천도가 씩 웃어 보였다.
“나는 그녀뿐 아니라, 너희 모두가 죽었으면 한다.””